『끝나지 않은 일』 독서 후기|모녀의 거리와 고독을 응시하다

비비언 고닉 『끝나지 않은 일』 한국어판 책 표지

비비언 고닉 『끝나지 않은 일』을 다시 읽었다.그때는 지나쳤던 문장이,이번엔 마음에 걸려 오래 붙잡혔다. 가까워서 더 복잡했던 관계,거리를 두고 바라볼 수밖에 없었던 시간.그걸 문장으로 묶어낸 고닉의 방식은여전히 건조했고, 그래서 더 설득력 있었다. 모녀라는 단어로는 다 담기지 않는 감정들.이 책은 그 경계를 조용히 짚고 지나간다. 다시 꺼내 든 책 처음 읽었을 땐 잘 모르겠던 문장들이시간이 지나 다시 … Read more

문가영 에세이 『파타』 후기|내 안의 또 다른 나를 꺼내보다

문가영 산문집 『파타』의 붉은색 하드커버 표지 이미지

유퀴즈에서 책 이야기를 꺼내던 문가영을 보고 처음 ‘파타’라는 제목을 검색하게 됐다.배우라는 직업을 가진 사람이 쓴 글은 어떤 결을 가질까, 궁금함 반 기대 반으로 책장을 넘겼다.그리고 알게 됐다.이 책은 문가영이 아닌, ‘파타’라는 또 다른 이름으로 꺼낸 속 이야기였다는 것을. 읽는 내내 누군가의 일기를 훔쳐보는 것처럼 조심스럽고, 어떤 문장 앞에서는 괜히 숨이 멎기도 했다.익숙한 감정인데도 내 말로 … Read more

김혼비 작가의 술 이야기《아무튼 술》을 읽고, 술 생각이 났다

김혼비 작가의 《아무튼, 술》 책 표지 이미지

『아무튼, 술』은 『아무튼』 시리즈의 한 권으로, 김혼비 작가가 쓴 두 번째 에세이입니다. 출판사는 제철소이며, 2019년에 출간되었습니다. 저자인 김혼비는 이미 첫 에세이 《우아하고 호쾌한 여자 축구》로 잘 알려져 있죠. 『아무튼, 술』은 제목 그대로 ‘술’을 주제로 솔직한 이야기들을 담았습니다. 이 책은 아무튼 시리즈의 스무 번째 작품이기도 합니다. (분량은 172쪽으로 비교적 짧아 부담 없이 읽을 수 있어요.) 작가 … Read more

솔직함으로 빚어낸 담담한 열정 아니에르노 『단순한 열정』 책 추천

책상 위에 놓인 아니 에르노의 『단순한 열정』 책 표지 사진

최근 프랑스 작가 아니 에르노(Annie Ernaux)의 소설 『단순한 열정』을 읽었습니다. 책을 덮은 뒤, 마음 한 켠에 잔잔한 파문이 일듯한 감정을 느꼈습니다. 이 작품은 제목처럼 단순한 줄거리 속에 뜨거운 열정을 담고 있지만, 그 표현 방식은 놀라울 만큼 담담하고 솔직합니다. 마치 친구에게서 조용히 털어놓는 고백을 엿들은 듯한 기분이랄까요. 이번 글에서는 『단순한 열정』의 줄거리와 주요 테마, 작품을 읽으며 …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