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돈이 없어서 그런가~
김밥집에 들어가도
메뉴판을 한 번 더 보게 된다.
나만 이렇게 비싸게 느끼나 싶다가도
이것저것 주문하면 금세 만 원 가까이 나온다.
백마학원가 응달집에서 주문한 건
김밥 한 줄과 치즈라면 한 그릇이었다.
김밥 4,000원.
치즈라면 4,500원.
합계 8,500원이었다.

응달집은 마두동 백마학원가 안에 있다.
녹색 어닝과 큼직한 나무 간판이 보이는
익숙한 동네 김밥집 분위기다.
김밥과 라면을 간단히 먹을 생각으로 들어갔다.

입구에는 고양시 관광 맛집 표지가 붙어 있었다.
방문 당시 매장 안내를 보니
오전 6시부터 영업하고
라스트오더는 오후 8시 30분이었다.
이른 아침부터 움직이는 학생이나
출근하는 사람에게는 반가운 시간이다.
백마학원가 응달집 내부


안으로 들어가니 벽을 따라 테이블이 놓여 있었다.
혼자 앉아 밥을 먹는 손님도 있었고
두세 명이 빠르게 한 끼를 해결하기에도 편해 보였다.
중앙에는 TV가 걸려 있고
한쪽에서는 김밥과 음식을 준비하는 모습이 보인다.
화려하게 꾸민 식당은 아니지만
동네 사람들이 편하게 드나드는 밥집 느낌은 분명했다.
응달집 메뉴와 가격

메뉴는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많았다.
김밥과 라면, 떡볶이부터
돈가스, 덮밥, 찌개, 국수까지 다양하다.
같이 온 사람과 먹고 싶은 음식이 달라도
각자 하나씩 고르기는 편하겠다 싶었다.
그러다가 메뉴판의 가격이 눈에 들어왔다.
김밥류도 대부분 4,000원에서 5,000원대였다.
라면이나 다른 메뉴 하나를 더하면
한 끼에 8,000원에서 9,000원은 금방이다.
요즘 동네 김밥집에서도
이 정도 가격이 낯설지는 않다.
그래서 더 마음이 무거웠다.
평범하게 한 끼 먹는 비용이
어느새 여기까지 왔구나 싶었다.
김밥 4,000원, 치즈라면 4,500원

주문한 김밥과 치즈라면이 나왔다.
김치와 단무지도 함께 놓였다.
그냥 배고플 때 편하게 고르는
아주 익숙한 김밥집 한 끼였다.
그런데 두 메뉴를 합하면 8,500원이다.
거창한 메뉴를 주문한 것도 아닌데
가볍게 먹었다는 느낌은 들지 않았다.

김밥은 제법 두툼했다.
잘린 단면을 보니
속 재료도 빈약해 보이지 않았다.
그래서 김밥 4,000원이
말도 안 되는 가격이라고 쓰고 싶지는 않다.
다른 김밥집 메뉴판을 봐도
요즘은 비슷한 가격을 자주 만난다.
응달집만의 이야기는 아니었다.

조금 아쉬웠던 건 치즈라면이었다.
4,500원이라 계란 하나쯤은
들어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막상 받아보니
라면 위에는 치즈만 올라가 있었다.
계란이 꼭 들어가야 한다는 규칙은 없다!
그래도 4,500원짜리 치즈라면을 받았을 때
조금 허전하게 느껴진 건 사실이다.
라면 한 그릇을 두고
너무 따지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다.
그런데 요즘처럼 이것저것 전부
비싸게 느껴질 때는
이런 작은 구성까지 괜히 눈에 들어온다.
먹고 나서 남은 생각
비싸게 느껴지면 먹지 말라고 할 수도 있다.
그래도 밖에서 한 끼를
해결해야 하는 날은 계속 생긴다.
커피 한 잔, 김밥 한 줄, 라면 한 그릇처럼
작아 보이는 금액도 몇 번 겹치면 무시하기 어렵다.
요즘은 무언가를 주문하기 전에
머릿속으로 합계부터 계산하게 된다.
김밥 한 줄과 치즈라면 한 그릇에 8,500원.
누군가에게는 흔한 가격일 수 있다.
내게는 요즘 물가를
가장 가까이에서 느낀 한 끼였다.
식사를 마치고 나온 뒤에도
8,500원이라는 금액이 한동안 머리에 남았다.
요즘 내 마음이 무거운 탓도 있겠지만
김밥과 라면까지 망설이게 되는 건 조금 서글프다.
응달집에서 먹은 평범한 한 끼에는
그날의 배고픔과 요즘 내 주머니 사정이 함께 남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