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 화면에는 오늘도 수십 개의 창이 떠 있고, 스마트폰 알림음이 쉴 새 없이 울립니다. 해야 할 일 목록은 끝이 없는데 머릿속은 점점 혼란스러워지기만 합니다. 하루를 분주히 보냈건만 정작 가장 중요한 그 일은 손도 못 댄 채 저녁을 맞이한 경험,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겐 낯설지 않을 것입니다. 무언가 잘못되고 있다는 자각에 한숨이 나오지만, 어디서부터 다시 집중해야 할지 막막해집니다. 이렇게 산만하고 바쁜 일상 속에서 우리에게 필요한 건 어쩌면 아주 단순한 해결책일지 모릅니다. 그 해법을 담은 책이 바로 게리 켈러와 제이 파파산의 『원씽(The ONE Thing)』입니다.

이 책이 전하는 메시지는 명쾌합니다. “단 하나의 일에만 몰입하라.” 얼핏 뻔하고 간단해 보이지만, 그 울림은 결코 가볍지 않습니다. 저자들은 우리가 동시에 너무 많은 일을 벌이느라 정작 중요한 것을 이루지 못한다고 지적합니다. 그리고 그 해법으로 가장 중요하고 의미있는 단 하나의 것을 찾고 거기에 집중할 것을 권합니다. 이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 책의 도입부에 등장하는 도미노 효과입니다. 작은 도미노 조각 하나가 그보다 50% 더 큰 다음 도미노를 넘어뜨릴 수 있다는 실험이 있습니다. 두 손가락 크기의 조각에서 시작한 연쇄 작용은 18번째에는 키 3미터의 거대한 도미노를 쓰러뜨렸지요. 성공도 이와 같아서, 처음에는 보잘것없는 작은 행동 하나가 나중에는 상상을 뛰어넘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것입니다. 중요한 것은 한꺼번에 많은 일을 해내려고 애쓰기보다 내 삶을 움직일 첫 번째 도미노를 찾는 일입니다. 그리고 그 도미노에 온 에너지를 집중해 쓰러뜨리면, 연쇄적으로 다음 과제가 쉬워지며 큰 목표도 차례로 이루어질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그렇다면 과연 내 삶에서 넘어뜨려야 할 첫 번째 도미노는 무엇인가? 이를 알아내기 위해 저자들이 제시하는 도구가 바로 “초점 탐색 질문”, 즉 집중 질문입니다. 켈러와 파파산은 묻습니다. “내가 할 수 있는 단 한 가지 일, 즉 그것을 함으로써 다른 모든 일이 더 쉬워지거나 필요 없게 만들 수 있는 일은 무엇인가?” 이 질문은 복잡한 상황을 뚫고 나아갈 우선순위의 나침반과도 같습니다. 우리가 진정 이루고자 하는 목표를 상기하고, 지금 이 순간 가장 큰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행동을 한 가지 고르게 해줍니다. 예컨대 오늘 해야 할 일이 백 가지 떠올라 혼란스럽다면, 잠깐 멈추고 스스로 이 질문을 던져보는 겁니다. “오늘 내가 해야 할 일 중 다른 모든 것을 쉬워지게 만들 단 하나는 무엇인가?” 아마도 이메일 정리나 잡다한 업무가 아니라, 오랫동안 미뤄 둔 그 보고서 한 페이지 쓰기일 수도 있고, 정말 중요한 고객에게 전화 한 통 걸기일 수 있습니다. 이 질문을 통해 우리는 해야 할 일들의 우선순위를 강제적으로 재정렬하게 됩니다. 저자들은 아침마다 이 질문으로 하루를 시작하라고 조언합니다. 복잡한 일정 속에서도 이정표가 세워지면 무엇을 먼저 해야 할지 뚜렷해지고, 쓸데없는 일에 쏟던 에너지마저 아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성공을 가로막는 여섯 가지 거짓말

그럼 무엇이 우리를 이렇게 분주하게만 만들고, 정작 중요한 일은 미루게 할까요? 『원씽』은 그 배경에 ‘성공에 대해 잘못된 믿음’들이 자리하고 있다고 말합니다. 책에서는 특히 우리가 일상에서 당연하게 받아들였지만 의심해봐야 할 여섯 가지 통념을 꼽는데, 이를 일종의 “거짓말”이라고 부릅니다. 다음과 같습니다:
- 모든 일이 다 중요하다.
현대인은 할 일이 많다 보니 하나하나 다 신경 쓰지만, 저자들은 “모든 것이 다 중요하지는 않다”고 단언합니다. 정말 중요한 일은 소수에 불과하며, 나머지 잡동사니에 끌려 다니는 한 우리는 결코 핵심을 달성하지 못한다는 것이죠. 중요한 일과 그렇지 않은 일을 구별하여 우선순위를 세우는 것, 이것이 성공의 출발점입니다. - 멀티태스킹이 능력이다.
동시에 여러 일을 해내는 능력은 흔히 뛰어난 업무 능력처럼 여겨집니다. 그러나 『원씽』의 관점은 정반대입니다. 한 번에 여러 가지를 처리하는 멀티태스킹은 효율이라는 신기루에 불과하며, 실제로는 진행 중인 모든 일의 질을 떨어뜨리는 행위라고 지적합니다. 우리의 뇌는 사실상 한 순간에 한 가지 일에만 온전히 집중할 수 있는데, 이걸 자꾸 분산시키면 매번 전환 비용이 발생해 시간이 더 걸리고 실수도 늘어난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미국 스탠퍼드 대학의 연구에서도 멀티태스킹을 많이 하는 사람일수록 집중력과 기억력이 저하되고 업무 성과가 떨어진다는 결과가 보고되었습니다. 심지어 심리학자들의 실험에 따르면 할 일을 이리저리 바꾸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작은 정신적 방해만으로도 생산성이 최대 40%까지 감소할 수 있다고 합니다. 결국 동시에 여러 일을 잘 해내는 것처럼 보이는 사람도, 알고 보면 한 번에 한 가지 일도 제대로 못 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는 뜻입니다. 우리도 모르게 빠지기 쉬운 멀티태스킹의 함정에서 벗어나 지금 이 순간 가장 중요한 한 가지에 집중하는 습관이 탁월한 성과의 조건입니다. - 성공하려면 철저한 자기관리가 필수다.
흔히 성공한 사람은 매우 규칙적이고 완벽한 자기관리를 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좋은 습관과 규율은 중요하지만, 『원씽』은 “완벽주의적 자기관리 그 자체가 성공 비결은 아니다”라고 말합니다. 오히려 무엇이 중요한지 모르고 온종일 스케줄로 빼곡하기만 한 삶은 방향을 잃기 쉽습니다. 이 책에서 강조하는 바는, 자기관리의 초점을 진짜 중요한 일에 맞추라는 것입니다. 즉 모든 일을 잘하려는 강박보다, 가장 중요한 일 하나를 꾸준히 해내는 습관을 들이는 편이 효과적입니다. 하루종일 체력을 분산해서 열 일곱 가지 일을 80%씩 해내는 것보다, 두세 시간만이라도 오직 한 가지 일에 100% 집중하는 날들이 쌓일 때 큰 성과로 이어진다는 거죠. - 의지만 있으면 뭐든 해낼 수 있다.
“간절히 원하면 이루어진다”는 말처럼 의지력의 무한한 가능성을 믿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러나 현대 심리학에서는 의지력(willpower)이 한정된 자원임을 보여주는 연구들이 많습니다. 즉, 누구도 하루 종일 의지력이 펄펄 끓는 상태를 유지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우리는 아침에 결심했던 것도 저녁이 되면 무너지고, 작심삼일을 반복하기 일쑤입니다. 켈러와 파파산은 의지력이 가장 강한 시간대에 가장 중요한 일을 먼저 하라고 조언합니다. 의지에만 의존하기보다는, 의지가 소모되기 전에 핵심 과제를 끝마치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효율적이라는 것이죠. 예컨대 아침 시간을 자신만의 집중 시간으로 “차단”해 두고(이 책에서는 이를 시간 차단(time blocking)이라고 부릅니다), 그 시간만큼은 다른 일이나 사람들의 요구에 휘둘리지 않도록 합니다. 이렇게 하면 매일 의지력을 총동원해서 싸우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가장 중요한 일이 우선 수행되는 생활 구조를 만들 수 있습니다. - 일과 삶에는 균형이 필요하다.
워라밸(Work-life balance)의 중요함을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원씽』의 저자들은 “균형 잡힌 삶”이라는 개념을 조금 다르게 보라고 제안합니다. 모든 일을 골고루 해내며 균형을 맞추려 애쓰는 순간 오히려 어중간한 성과와 지속적인 스트레스에 시달릴 수 있습니다. 균형 자체를 목표로 두기보다, 때로는 삶의 한 영역에 의도적으로 기울어질 용기도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물론 가족, 일, 취미, 건강 등 삶의 여러 요소를 장기적으로 균형 있게 돌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하지만 한 시점에는 한 가지에 깊이 몰입하고 다른 것들은 잠시 내려놓는 불균형의 시간이 있어야 의미있는 성취가 가능하다는 뜻입니다. 이를 책에서는 “균형이 아니라 균형 잡힌 불균형을 지향하라”는 말로 표현합니다. 하루 중 중요한 몇 시간은 오로지 최우선 과제에 쏟고, 그 외의 시간에 다른 부분을 챙기는 식으로 삶의 저울을 동적(動的)으로 운용하라는 조언입니다. 예를 들어 어떤 독자는 오전에는 아예 집안일을 하지 않고 그 시간을 독서와 글쓰기 같은 자신의 원씽에 전념한다고 합니다. 대신 오후에 에너지가 떨어지면 잠깐씩 빨래를 널거나 설거지를 하는 식으로 중요한 일과 부수적인 일을 분리해 두었더니, 하루의 중심이 잡히고 만족감이 훨씬 커졌다고 합니다. 이처럼 완벽한 균형보다는 순간순간 올인할 지점을 아는 것, 그리고 시기에 따라 적절히 균형을 흔들 용기를 내는 것이 더 현실적인 성공 전략으로 보입니다. - 크게 벌이는 일은 위험하다.
마지막 통념은 “너무 큰 목표나 변화를 추구하면 실패할 확률이 높다”는 두려움입니다. 작게 시작하라는 조언이 많다 보니, 아예 처음부터 소박하게만 생각하게 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저자들은 작게 시작하되, 결국에는 크게 이루라고 강조합니다. 『원씽』의 메시지는 결코 “작은 일만 하라”는 뜻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궁극적으로는 대담하고 원대한 목표(Big Goal)를 품으라고 권합니다. 다만 그 큰 목표에 이르는 과정이 한 번에 달성하려는 무모함이 아니라, 작은 도미노를 차례로 쓰러뜨려가는 연쇄적 성공의 경로여야 한다는 것입니다. ‘큰꿈을 꾸는 것’ 자체는 우리의 가능성을 확장하기 때문에 좋지만, 동시에 한 번에 다 이루려는 조바심을 버리고 현실적인 한 걸음에 집중할 때 비로소 실현된다는 역설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즉 “Think Big, Start Small”이 이 책이 말하는 바이며, 커다란 도전을 망설이지 말되 당장 지금 할 수 있는 가장 작은 행동부터 차근차근 실행에 옮기라는 것입니다.

위의 여섯 가지 “거짓말”은 우리가 얼마나 잘못된 기준으로 분주함을 미덕으로 삼아왔는지를 일깨워 줍니다. 저자들은 이 잘못된 믿음들을 하나씩 내려놓을 때 비로소 ‘단 하나에 집중하는 삶’을 받아들일 토양이 마련된다고 말합니다. 일상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일인지라 이 부분을 책에서 상당히 강조하는데, 독자로서도 고개를 끄덕이며 자신의 삶을 돌아보게 되는 대목입니다. 실제 독서모임에서 이 책을 읽은 이들은 “과연 저 거짓된 믿음들 중 무엇을 나 자신도 깊이 믿고 있었나?”를 두고 뜨거운 토론을 펼치기도 했습니다. 우리 각자가 특히 흔들기 힘든 고정관념이 있을 테니까요. 가령 워라밸을 지키려던 사람은 ‘균형이 항상 능사가 아니다’라는 주장에 쉽게 수긍하기 어려웠을 수 있고, 성실함이 곧 성공이라고 믿었던 사람은 ‘모든 일에 최선을 다하지 말라’는 조언에 당혹감부터 들었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바로 그런 불편함에서 생산적인 질문이 출발합니다. 나는 정말 중요한 한 가지를 위해 다른 것들을 제쳐둘 준비가 되어 있는가? 이 책은 그렇게 우리의 각오를 점검해 보는 계기를 제공하지요.
‘원씽’ 실천법, 하나를 위한 습관과 환경 만들기

책을 읽다 보면 머릿속에선 “좋은 말이지, 그런데 현실에서 과연 가능할까?”라는 의문이 떠오릅니다. 당장 쳇바퀴 같은 일상이 굴러가고 있는데 모든 걸 멈추고 한 가지에 몰입하는 삶이라니, 이상적으로만 들릴 수도 있습니다. 『원씽』의 가치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이 책은 단순히 원칙을 제시하는 데 그치지 않고, 현실 속에서 그것을 구현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법들을 함께 알려줍니다. 저자들이 권하는 몇 가지 실천 전략을 살펴볼까요?
- 우선순위 시간 확보 (시간 차단): 하루 중 가장 생산적인 시간대를 자신의 ‘원씽’에 봉헌해야 합니다. 대개 방해받기 가장 적은 시간은 아침 일찍이나 이른 출근 후 등이겠지요. 그 시간을 블록으로 묶어 아예 달력에 확보해 둡니다. 이 시간 동안에는 다른 약속이나 업무를 잡지 않고, 전화나 이메일 확인도 최소화합니다. 저자들은 이처럼 특정 시간에 오직 한 가지 일만 하도록 자신과 주위에 약속하는 것을 “시간 차단”이라고 부르며, 이를 실천의 핵심으로 강조합니다. 예를 들어 “매일 오전 9시부터 11시는 나의 원씽 시간”으로 정해놓고, 긴급한 일이 아닌 한 그 룰을 어기지 않는 것입니다. 이렇게 하면 하루가 흐트러지기 전에 가장 중요한 성과를 먼저 거둘 수 있습니다. 또한 남들도 당신이 그 시간에는 방해를 받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되어 점차 주변 환경도 협조적으로 변합니다.
- 방해 요소 제거: 한 가지에 집중하려 해도 환경이 받쳐주지 않으면 금세 실패하고 맙니다. 책에서는 의지력을 과신하지 말고 스스로를 방해하는 요소들을 원천 차단하라고 조언하지요. 실천 방법은 의외로 단순하고 구체적입니다. 업무에 몰입할 때는 스마트폰을 다른 방에 두거나 아예 전원을 끄기, 메신저나 이메일 알림을 꺼두기, 업무용 컴퓨터에서는 SNS 자동 로그아웃해 두기 등입니다. 이렇게 사소하지만 확실한 변경만으로도 집중력이 필요한 황금 시간 1~2시간을 지켜낼 수 있다고 합니다. 실제로도 무언가에 깊이 몰입하려면 주변의 작은 유혹이나 소음부터 제거해야 한다는 점은 누구나 공감할 터입니다. 우리의 결심을 무너뜨리는 건 대개 대단한 장애물이 아니라 책상 위 울려대는 휴대폰 같은 사소한 것들일지 모릅니다. 그러니 “의지로 참아낸다”는 생각 대신 아예 유혹을 보지 않도록 환경을 설계하는 편이 현명합니다.
- 일상의 루틴화: 원씽을 지속하려면 반복 가능한 습관으로 만들어야 합니다. 처음 며칠은 열정으로 버틸지 몰라도, 꾸준히 한 가지에 시간을 투자하는 생활은 때때로 삐걱거릴 수밖에 없습니다. 저자들은 이를 위해 할 일을 자동화하는 자기만의 규칙을 만들라고 조언합니다. 예컨대 “회사에 도착하면 가장 먼저 책상에 앉아 프로젝트 보고서부터 1시간 쓰기”처럼 아침 루틴을 정해두는 것입니다. 또는 “퇴근 후 30분은 무조건 운동”이라든지 “아이들이 잠든 밤 10시부터 11시까지는 내 글을 쓰는 시간” 식으로 정해진 시간표에 몸을 익숙하게 길들이는 것입니다. 이렇게 행동을 고정시켜 두면 선택의 고민이 줄어들고, 오히려 편안한 마음으로 몰입할 수 있게 됩니다. 이때 중요한 것은 너무 큰 목표량을 처음부터 정하지 않는 것입니다. 한 가지를 오래 지속하려면, 욕심내기보다 차라리 처음엔 “하루 10분만 집중한다” 같은 낮은 진입장벽을 두는 편이 낫습니다. 작게 시작해서 조금씩 늘려가는 것이 도미노 효과의 원리에도 들어맞으니까요.
- 과감한 기록과 공유: 혼자 결심하고 실천하는 데 그치지 말고, 주변에 자신의 목표를 알리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책에서는 자신의 원씽을 팀원이나 가족과 공유하고 협조를 구하라고 권합니다. 예를 들어 “나는 매일 이 시간대에 이 일을 최우선으로 할 계획이니 방해가 있더라도 이해해달라”고 미리 말해두는 것입니다. 이는 약간 부담이 될 수도 있지만, 동시에 스스로에게 다짐을 상기시키는 공개 선언의 효과가 있습니다. 또한 주변 사람들이 당신의 최우선 과제를 알면, 오히려 불필요한 일을 덜 시키게 될 수도 있습니다. 회사라면 동료들에게 오전 시간을 방해하지 말아 달라고 부탁할 수 있고, 가정에서는 배우자나 아이들과도 상의를 통해 나만의 집중 시간을 확보할 수 있겠지요. 이러한 협력 요청 자체가 내 삶의 최우선순위에 대한 진지한 선언이기도 하여, 실행력을 높이는 데 일조합니다.
- 선택과 포기의 기술 (Say “No”):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다른 유혹에 “아니오”라고 말하는 일입니다. 한 가지에 집중하기 위해서는 그 외의 많은 것들을 포기해야 할 순간이 옵니다. 당장 재미있어 보이는 기회, 타인의 요청, 갑자기 떠오른 번뜩이는 아이디어… 이런 것들을 뿌리치는 일이야말로 원씽 실천의 시험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저자들은 “무언가에 Yes할 때는 다른 무언가에 No하고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라”고 강조합니다 . 결국 우리의 시간과 에너지는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매 순간 무엇에 전념할지를 고르고 남은 것들을 거절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애플의 스티브 잡스도 “집중이란 해야 할 일에 예스라고 말하는 것이 아니라, 수많은 좋은 아이디어들에게 아니라고 말하는 것”이라고 이야기한 바 있습니다. 필요하다면 내가 하지 않을 일들의 목록도 작성해보세요. 그리고 새로운 일이 들어올 때 그 리스트와 대조하며, 내 원씽에 방해가 되는 일이라면 과감히 제외하는 연습을 하는 겁니다. 처음에는 기회를 놓치는 듯 불안하고, 다른 사람을 실망시키는 것 같아 죄책감이 들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무분별한 예스가 결국 내 꿈을 배신하는 지름길이 될 수 있음을 기억해야 합니다. 이 책을 읽고 “진짜 중요한 것 외에는 과감히 No라고 말하기”를 인생 모토로 삼았다는 한 독자의 고백처럼, 단호한 거절은 결국 내가 선택한 단 하나의 길을 지키는 용기일 것입니다.

구체적인 실행 로드맵을 제시합니다. 요약하자면, ① 무엇이 진짜 중요한지 명확히 하고, ② 그것을 습관화된 일정과 환경으로 뒷받침하며, ③ 나머지 일들은 용기 있게 걸러낼 것. 이 세 가지로 압축되겠네요. 물론 말처럼 쉽진 않습니다. 하지만 책 속의 다양한 사례들을 보면, 이를 실천해 작지만 확실한 변화들을 이루어낸 사람들의 이야기가 등장합니다. 어떤 세일즈맨은 매일 아침 가장 중요한 한 통의 영업 전화를 거는 것으로 업무 방식을 바꿔 큰 실적 향상을 거뒀고, 한 작가는 출근 전 한 시간씩 글쓰기를 습관화하여 결국 책을 써냈다고 합니다. 이렇듯 작고 구체적인 습관의 힘을 믿고 따를 때, 비로소 ‘단 하나의 일’이 우리 삶에 실제 성과로 나타난다는 것을 책은 증명해 보입니다.
자기계발서를 바라보는 비판적 시선

『원씽』은 전 세계적으로 큰 성공을 거둔 베스트셀러 자기계발서입니다. 그러나 자기계발서 장르에 익숙한 독자라면 동시에 약간의 의구심도 품을 수 있습니다. “결국 한 가지에 집중하라는 건 옛날부터 있던 말 아닌가?”라든가, “인생이 그렇게 하나만 보고 달릴 수 있는 걸까?” 같은 솔직한 회의 말입니다. 실제로 몇몇 평론가들은 이 책이 너무 단순한 아이디어 하나를 반복적으로 설파한다고 혹평하기도 했습니다. 240여 페이지 분량 내내 “한 가지에 집중하라”는 메시지를 바꾸어 말하고 있을 뿐이라며, 좀 더 다양한 통찰이나 근거를 원한 이들에게는 다소 실망스럽다는 의견도 있지요. 또한 책에서 인용하는 사례들이 주로 빌 게이츠나 워런 버핏 같은 억만장자나 거대 기업 이야기 위주라서 공감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근거로 제시된 사례들이 모두 너무 극단적인 성공담들인데, 과연 그걸 일반인의 삶에 그대로 적용할 수 있을까?” 하는 회의입니다. 한글판 출간 당시 일부 국내 서평에서도 “성공을 지나치게 단일한 원리로 환원한다”며, 인생의 복잡성을 간과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되기도 했습니다. 요컨대 『원씽』의 단순함이 곧 강점이지만, 그 단순함 때문에 위험도 있다는 지적입니다. 자칫 모든 맥락을 무시하고 “무조건 하나만 파라” 식으로 받아들인다면 균형감을 잃을 수 있다는 우려도 일리는 있습니다.
이러한 비판적 시선을 갖고 책을 읽는 것은 바람직합니다. 실제로 이 책 역시 비판적으로, 선별적으로 받아들일 점이 분명 있습니다. 모든 조언을 맹신하기보다, 자신의 상황에 실천 가능한 부분과 참고만 할 부분을 가려내는 지혜가 필요하겠지요. 예를 들어 삶의 여러 역할을 동시에 해내야 하는 사람들—워킹맘이나 다직종 프리랜서 등—에게 “오직 한 가지에만 집중하라”는 말은 현실적으로 맞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런 경우 이 책의 메시지를 극단적으로 해석하기보다, “하루 중 적어도 어떤 한 순간만큼은 최우선 과제에 온전히 집중하라”는 식으로 응용할 수 있을 것입니다. 혹은 “인생의 모든 국면에서 딱 하나만 추구하라”기보다, “각 시기와 영역마다 핵심을 선별하라”는 조언으로 받아들여도 좋겠습니다. 즉 한 가지에 집중한다는 건 우선순위의 문제이지, 평생 하나밖에 할 수 없다는 뜻은 아니라는 점을 기억해야 합니다.
또한 책에서 제시하는 여러 기법들이 모든 사람에게 다 들어맞지는 않을 수도 있습니다. 예컨대 아침형 인간을 전제로 한 시간 차단 전략은 야행성인 사람에게는 변형이 필요할 것입니다. 의지력도 개인차가 큰 영역이니, 본인이 가장 의욕 넘치는 시간이 언제인지 파악하는 것이 우선일 테고요. 결국 『원씽』의 내용은 삶을 단순화하는 하나의 틀을 제공하는 것이지, 완벽하게 맞아떨어지는 절대 법칙을 강요하는 것은 아닙니다. 저자들 스스로도 “이 원칙을 각자의 상황에 적용해보라”고 권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독자는 책을 그대로 답안지처럼 따르기보다, 그 핵심 원리를 자기 삶에 맞게 창의적으로 재구성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이 전하는 메시지가 특별히 가치있는 이유가 분명 있습니다. 우선, 너무도 분주한 현대인의 삶에 불편한 진실을 직시하게 해준다는 점입니다. 바쁘게 살아가는 것과 잘 살아가는 것은 다를 수 있음을 일깨우는 대목에서 많은 독자가 뜨끔했을 것입니다. 저 역시 첫 장을 넘기며 “늘 분주함에 취해 살면서 정작 중요한 걸 놓치고 있진 않은가” 자문하게 되었지요. 『원씽』은 우리에게 양보다 질, 다작보다 완성을 추구하라고 거듭 이야기합니다. 이 단순한 깨달음이 의외로 강력해서, 책을 덮고 난 후에도 계속 마음에 맴돌곤 합니다. 한 독서모임 참가자는 이 책을 읽은 뒤 자신의 업무 방식이 완전히 바뀌었다고 고백했습니다. 회의 자료 준비, 이메일 답장 등 쏟아지는 잡무에 치이던 과거와 달리, 이제는 매일 아침 “오늘 내 원씽은 무엇인가?”를 자문한 후 가장 중요한 일 한 가지에 먼저 착수하는 습관을 들였다는 것입니다. 놀랍게도 그렇게 실천한 지 몇 달 만에 업무 성과와 삶의 만족도가 눈에 띄게 향상되었다고 합니다. 사실 따지고 보면 『원씽』의 원리는 오래전부터 내려온 동서양의 지혜와 맞닿아 있기도 합니다.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다 하나도 못 잡는다”거나 “일복이 많은 사람보다 한 우물을 파는 사람이 성공한다”는 속담이 괜히 생긴 게 아니겠지요. 이 책은 그 변치 않는 원리를 현대 사회의 언어와 사례로 새롭게 조명해 주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복잡성의 미덕을 찬양하는 요즘 트렌드에 역행하여, 오히려 단순함의 힘을 설득력 있게 풀어냈다는 것만으로도 읽어볼 가치가 충분합니다.
무엇보다도 『원씽』은 행동을 촉구하는 책입니다. 읽는 이로 하여금 당장 책을 덮고 무언가 하나를 실천해보고 싶게 만드는 마력이 있습니다. 많은 자기계발서가 순간의 동기부여로 끝나버리지만, 이 책은 구체적인 질문과 지침을 주기 때문에 일종의 따라하기 쉬운 실행 계획을 선물합니다. 이를테면 오늘 아침 책상 앞에 앉아서 “지금 가장 의미있는 한 가지는 뭔가” 자문해 보고 그 일부터 시작해 보는 식입니다. 저 또한 이 글을 쓰는 동안 틈틈이 제 자신에게 같은 질문을 던져 보았습니다. 하고 싶은 이야기, 인용하고 싶은 자료가 많았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이 글의 취지에 부합하는 핵심은 무엇일지를 고민하며 한 문장 한 문장을 정리했습니다. 그렇게 핵심에 집중하려는 노력이 바로 이 책이 가르쳐준 태도일 것입니다.
아마 독자 여러분도 이 글을 다 읽고 나시면 자신만의 ‘원씽’에 대해 생각해 보고 싶어질지 모릅니다. 물론 삶을 한 방에 뒤바꿀 거창한 목표일 필요는 없습니다. 오히려 지금 나를 가장 괴롭히는 문제를 해결할 단 하나의 행동이라든가, 올해 내게 가장 큰 의미를 가져다줄 하나의 도전과 같이, 현실적이고도 심장이 뛰는 무언가일 수 있겠지요. 그리고 그것을 선택했다면, 잠시 다른 걱정들은 접어두고 오롯이 몰입해 볼 용기를 내보시길 권합니다. 우리의 삶은 결국 선택과 집중의 연속이고, 매일 무엇에 시간을 보낼지 선택하는 작은 결정들이 쌓여 커다란 차이를 만들어내니까요.
함께 생각해볼 질문들

- 당신이 삶에서 이루고 싶은 목표들 중 “진짜 우선순위”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해 지금 당장 시작할 수 있는 행동 단 한 가지는 무엇일까요?
- ‘모든 일이 다 중요하다’는 생각에 동의하나요? 여러 할 일들 사이에서 가장 중요한 것을 선별하는 기준은 무엇일지 토론해봅시다.
- 하루 중 자신만의 ‘원씽 시간’을 정한다면 언제가 좋을까요? 그 시간을 방해 요소 없이 확보하려면 어떤 환경이나 습관의 변화가 필요할지 이야기해보세요.
- 여러분이 특히 놓치기 어려운 유혹이나 부수적 업무는 무엇인가요? 그것들에 효과적으로 “No”라고 말할 방법이나 어려움에 대해 함께 고민해봅시다.
- 한 가지에 집중하는 삶의 장단점은 무엇이라 느끼셨나요? 또한 『원씽』의 조언 중에서 현실적으로 공감되지 않거나 비판적으로 보이는 부분은 없었는지 서로의 견해를 들어봅시다.
참고 문헌
- 게리 켈러(Gary Keller), 제이 파파산(Jay Papasan). 원씽 – 복잡한 세상을 이기는 단순함의 힘. 비즈니스북스, 2013. (원서: The ONE Thing: The Surprisingly Simple Truth Behind Extraordinary Results, 2013년)
- The ONE Thing 공식 블로그 – 「Introducing the Six Lies Series」. The1Thing.com (2015년 1월 6일) (Introducing the Six Lies Series)
- Pam Sterling. “The ONE Thing.” PamSterling.com (Book Summary, 2017) (The ONE Thing – PamSterling.com)
- 「[북리뷰] 원씽 The One Thing – 일상 속의 효율성 극대화법」. 책 리뷰하는 나그네 블로그 (티스토리, 2023년 7월 21일) ([북리뷰] 원씽 The One Thing – 일상속의 효율성 극대화법)
- Steve Jobs Quote – “Focus means saying no…” Goodreads Quotes (Quote by Steve Jobs: “People think focus means saying yes to the thin…”)
- Resilience Institute – “The Myth of Multitasking: How Focus Unlocks Your Full Potential”. (2023년) (The Myth of Multitasking: How Focus Unlocks Your Full Potential – Resilience Institute)
- American Psychological Association – “Multitasking: Switching Costs”. (참조: Meyer 외 연구) (Are You a Multitasking Genius? – Nancy Fredericks International)
- James Kennedy. “Book Review: The One Thing – Idiosyncratic and Self-Contradictory” (2013년 12월 15일) (Book: The One Thing: The Surprisingly Simple Truth Behind Extraordinary Results | James Kennedy)
- 티스토리 블로그 – 「단 하나에 집중하라. 원씽 요약 리뷰」. 북트레싱(Booktracing) (2023년 11월 3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