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트셀러지만 진짜 이유가 있다 –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 깊이 읽기”

첫 만남 – 소박한 표지가 전해준 편안함

이 책과의 첫 만남은 우연히 찾아왔어요. 퇴근길, 추적추적 비 내리는 저녁 문득 들른 작은 동네 서점 한 켠에서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을 마주치게 되었죠. 책의 표지는 눈에 띄게 소박하고 단정했어요. 하얗고 차분한 바탕에 갈색으로 그려진 작은 나뭇잎 장식과 제목 ‘Tuesdays with Morrie’가 예쁘게 새겨져 있더라고요. 화려하지 않은 그 모습이 오히려 제 마음을 끌었습니다. 왠지 모르게 따뜻한 기운이 느껴져서, 마치 오래 알고 지낸 친구의 일기장을 들추는 기분이랄까요?

베이지색 배경에 간결하게 디자인된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의 표지
단정하고 잔잔한 표지, 마치 오래된 일기장을 꺼내는 느낌

사실 이 책을 집어 들기 전까지 저는 이 이야기에 대해 들어만 봤지 정작 읽어본 적은 없었어요. 주위에서 “꼭 한 번 읽어봐, 눈물 없이 볼 수 없는 책이야”라는 추천을 여러 번 받았지만, 한편으로는 죽음을 다루는 이야기라는 점 때문에 망설였던 것도 사실입니다. 게다가 이 책은 소설이 아닌 실화 이야기잖아요. 한 제자가 죽음을 앞둔 은사와 나눈 마지막 대화를 담고 있다고 해서, 더더욱 마음의 준비가 필요할 것 같았죠. 하지만 그날 따라 우연히 첫 페이지를 펼쳐본 순간, 모리 교수와 미치의 담담한 대화가 잔잔하게 흘러나오는 듯한 느낌이 들었고, 저는 금세 책 속으로 빨려 들어갔어요. 첫 장에는 오랜만에 재회한 모리 교수님과 미치의 인사가 그려지는데, 그 대화가 어찌나 자연스럽고 정감 있던지 제가 그 방 한구석에 함께 앉아 이야기를 엿듣는 듯한 착각마저 들었습니다. 정신을 차려보니 서점 구석에서 몇 페이지째 읽고 있었고, ‘내가 왜 진작 이 책을 읽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 만큼 첫 인상이 편안하고도 따뜻했답니다. 그래서 결국 그 자리에서 책을 사서 집으로 돌아왔어요.

집에 와서 책을 읽기 시작한 저는 이내 이 책이 주는 아늑한 분위기에 흠뻑 젖어들었어요. 거실 소파에 몸을 깊숙이 파묻고 따뜻한 차 한 잔을 옆에 둔 채 책을 읽으니, 신기하게도 그 순간만큼은 주변의 복잡한 일들이 모두 잊혀지더라고요. 모리 교수님과 미치의 대화에 온전히 집중하며 페이지를 넘길수록 마음이 한결 편안해졌습니다. 표지만 봐서는 이 책이 삶과 죽음에 대한 깊은 이야기를 담고 있으리라고는 상상하기 어려웠는데, 페이지를 넘길수록 묘하게 안심되는 분위기가 퍼졌습니다. 아마 저도 모르게 이런 위로를 갈구하고 있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일까요, 몇 장 넘기지도 않아 저는 벌써부터 여기저기에 쪽지를 붙여 가며 읽고 있었어요. 이 책이 나에게 필요한 순간에 찾아온 선물일지도 모른다는 예감이 들었달까요. 마음에 남는 문장마다 색색의 포스트잇을 붙여두었더니 책장을 넘길 때마다 알록달록한 쪽지들이 보일 정도였어요. 그만큼 가슴에 와 닿는 구절이 많았다는 뜻이겠지요. 이렇게 따뜻한 위로를 건네주는 책이라면 나도 끝까지 믿고 따라가 봐야겠다는 마음으로, 저는 계속해서 책장을 넘겨나갔습니다.

마음 깊이 울린 한 구절 (105쪽의 기억)

책 105쪽에 실린 감동적인 구절이 담긴 페이지
“사랑은 유일하게 이성적인 행동이다”라는 문장이 울림을 준 순간

이 책을 읽다 보면 어느새 가슴을 찡하게 만드는 순간들을 맞이하게 돼요. 제게는 105쪽에 담긴 한 장면이 특히 그랬습니다. 모리 교수님은 점점 쇠약해져 가는 몸으로도 세상에 대한 연민과 사랑을 놓지 않아요. 그날도 모리 교수님은 멀리 벌어진 세상의 아픔을 이야기하다 눈시울을 붉혔죠. 자신의 고통도 벅찰 텐데, 타인의 고통에 함께 가슴 아파하는 모습에 저는 깊은 울림을 느꼈습니다. 미치는 그런 모리 교수님을 차마 아무 말로도 위로할 수 없다는 듯, 조심스럽게 안아 드렸어요. 책을 읽는 저도 마치 그 방 한켠에 함께 있는 듯, 두 사람의 조용한 포옹에 눈물이 맺혔습니다.

특히 모리 교수님이 미치에게 조용히 속삭이던 한 마디가 아직도 제 귓가에 선명합니다. 비록 책에서는 다른 사람이 한 말을 인용한 것이었지만, 저는 그 문장이 모리 교수님의 목소리로 들렸어요.

“결국 사랑만이 가장 이성적인 행동이란다.”

이 구절을 읽는 순간 마치 머리를 한 대 맞은 듯 멍해졌습니다. 눈으로는 글자를 쫓고 있었지만, 마음은 이미 다른 곳에 가 있더라고요. 삶의 끝자락에 다다른 한 사람이 내린 결론이 사랑이라니, 그 간결하고도 단단한 진실 앞에서 저는 한동안 책을 덮고 깊은 생각에 잠겼습니다.

‘사랑이 가장 이성적인 행동’이라는 말, 처음엔 조금 의외로 들렸어요. 보통 “이성적”이라는 단어에서 차갑고 계산적인 이미지를 떠올리기 쉬운데, 사랑은 그와 정반대로 따뜻하고 감성적인 것으로 여기잖아요. 그런데 곰곰이 되새겨 보니 정말 그럴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모리 교수님은 사랑이야말로 우리의 이성과 삶을 지탱해주는 힘이라고 알려주는 듯했습니다. 사람은 누구나 사랑받고 사랑하며 살아갈 때 비로소 온전해지는 존재니까요. 미치가 할 수 있었던 가장 이성적인 행동도 아무 말보다 진심 어린 포옹으로 자신의 마음을 전하는 것이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 장면에서 느껴진 두 사람 사이의 진한 인간미와 따뜻함은 오랫동안 제 가슴을 떠나지 않았습니다.

이 부분을 읽는 동안 제 안에서는 여러 감정이 교차했어요. 한편으로는 부끄러움이 일었습니다. 살아오면서 정작 마음속에 사랑이 가득 차올랐던 순간에도, 그것을 표현하는 일을 주저했던 제 모습이 떠올랐거든요. “지금 이 말을 건네면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을까? 내가 너무 약해 보이는 건 아닐까?” 하며 망설였던 때가 많았습니다. 하지만 모리 교수님의 모습을 보며 깨달았어요. 진심 어린 사랑을 주고받는 일에 망설임이 있을 필요가 없다는 것을요. 어쩌면 그것이 인간으로서 할 수 있는 가장 이성적이고 자연스러운 행동인데도, 나는 괜한 두려움에 그걸 잊고 살았던 게 아닌가 하고요. 마음 한켠이 뭉클해졌습니다. 그날 105쪽을 읽고 저는 한동안 책을 덮어둔 채, 내 삶에서 소중한 사람들을 차례로 떠올리며 조용히 눈물을 흘렸습니다. 그리고 마음속으로 작은 다짐도 했어요. 늦기 전에, 내 곁의 사람들에게 사랑을 아끼지 말자.

그렇게 마음을 먹으니 문득 떠오르는 얼굴들이 있었습니다. 가장 먼저 평소 제일 가까이에서 사랑을 주고받는 가족들이 생각났어요. 이제는, 남아 있는 사랑하는 사람들에게라도 용기를 내보려고 합니다. 사랑한다는 이 한마디가 건네는 힘이 이렇게 클 줄을 왜 진작 몰랐을까요. 이 모든 작은 변화의 시작에 모리 교수님의 가르침이 있었기에, 저는 다시 한 번 마음속으로 감사의 인사를 전했습니다. 놀랍게도 제가 이렇게 용기를 내어 마음을 표현하기 시작하니 저와 가족 사이의 분위기도 조금씩 따뜻하게 변하는 걸 느낄 수 있었어요. 예전보다 서로에게 애정 어린 말을 더 자주 건네게 되었달까요. 사랑을 표현하는 일이 일상의 공기까지 바꾸어 놓을 줄은 미처 몰랐습니다. 정말 사소한 용기였는데, 그로 인해 찾아온 행복은 결코 사소하지 않더라고요.

‘주는 것이 곧 사는 것’ – 삶의 방향을 다시 생각하다

'주는 것이 곧 사는 것'이라는 모리 교수의 철학이 담긴 책 속 구절
“받는 삶보다, 주는 삶이 살아있음을 느끼게 한다”

책장을 덮을 때쯤이면 모리 교수님이 전해주는 여러 가지 삶의 지혜들이 제 가슴에 하나둘 새겨져요. 그 중에서도 30쪽 부근에서 마주한 “주는 것이 곧 사는 것”이라는 메시지는 특히 제 삶의 방향을 다시금 고민하게 만든 소중한 가르침이었습니다. 이야기를 따라가 보니, 모리 교수님은 물질적인 성공 대신 나누고 베푸는 삶을 평생 실천해오신 분이었어요. 은퇴 후에도 대학 강단을 떠나지 않고 무료 강연을 하거나, 누군가 찾아오면 시간과 마음을 기꺼이 내어주는 모습을 보여주셨죠. “무한히 베푸는 것이 내가 살아있음을 느끼게 한다”며, 오히려 무언가를 받는 것은 자신을 조금씩 죽어가게 만드는 느낌이라고까지 털어놓으신 부분에서는 저도 적잖이 충격을 받았습니다.

처음엔 이 말씀이 쉽게 와닿지 않았어요. 받는 게 왜 죽어가는 느낌일까? 우리는 대개 받는 것이 행복이고, 많이 가질수록 성공했다고 생각하기 쉽잖아요. 하지만 모리 교수님의 생각은 그와 정반대였습니다. 무언가를 줄 때 삶이 비로소 충만해진다는 깨달음이었죠. 곰곰이 되짚어보니 제 삶을 돌아봐도 그 말이 들어맞는 순간들이 분명 있더라고요. 누군가에게 진심으로 도움을 주었을 때, 혹은 작은 선의를 베풀었을 때 제 가슴이 뿌듯해지며 “아, 나 살아있구나!” 하고 느낀 적이 몇 번 있었거든요. 그런데 바쁜 일상 속에서 그런 순간들을 자꾸 잊고 지내왔던 자신을 돌아보며 반성하게 되었습니다.

생각해 보니 제 일상에도 그런 ‘주는 행복’의 경험들이 꽤 있었어요. 며칠 전 있었던 일인데요, 지하철에서 무거운 짐을 양손 가득 들고 힘겨워하시는 할머니 한 분을 보았습니다. 잠깐 망설이다가 얼른 다가가 “도와드릴까요?” 여쭤본 뒤 할머니의 짐을 몇 정거장 동안 함께 들어드린 적이 있어요. 큰 노력도 아니었고 금방 제 갈 길로 돌아섰지만, 할머니께서 환한 웃음으로 고맙다고 연신 말씀하실 때 제 마음 한구석이 참 따뜻해지더라고요. 별거 아닌 선행이었는데도 저는 그날 하루 종일 기분이 좋았습니다.

반대로 예전에, 제 자신에게 고가의 선물을 사주며 스스로를 즐겁게 해보려 했던 적도 떠오르네요. 그 순간에는 꽤 기뻤지만 솔직히 그 행복은 오래 가지 않았어요. 며칠 지나니 벌써 시들해지고, 심지어 “내가 왜 그 돈을 썼지?” 하고 허탈해졌던 기억이 있습니다. 이렇듯 받고 소유하는 즐거움은 금세 휘발되어 버리는데, 누군가에게 나누고 베푸는 기쁨은 오래도록 제 마음을 환하게 밝혀주는 것 같았습니다. 모리 교수님의 가르침을 읽어나가며 저는 비로소 그 이유를 이해하게 되었어요. 내가 살아있음을 진짜로 느끼게 해주는 것은 얼마나 많이 가졌느냐가 아니라, 내가 얼마나 많이 나누었느냐였던 거죠.

모리 교수님은 평생을 그렇게 자신을 내어주며 살아오셨기에, 병상에 누워서도 여전히 누군가에게 줄 사랑과 지혜가 남아 있었어요. 책을 읽다 보면 모리 교수님이 오히려 곁을 지키는 사람들을 다독이며 위로해주는 대목들이 나옵니다. 간병인을 향해 “오늘은 내 노래가 듣고 싶네” 하고 유쾌하게 농담을 건네 웃게 해준다거나, 찾아온 제자들의 손을 잡고 진심 어린 조언을 전해주는 식이죠. 정작 자신의 몸은 날이 갈수록 약해져 가는데도, 주변 사람들을 먼저 걱정하고 다독이는 그의 모습에서 “참으로 베푸는 삶이란 저런 거구나…” 하고 감탄했던 기억이 납니다. 미치와 매주 화요일에 나눈 이야기들도 어떻게 보면 모리 교수님이 세상에 남긴 마지막 선물이었겠지요. 사람은 누구나 언젠가 죽음을 맞이하지만,

자신이 베풀고 간 사랑과 가르침은 영원히 남는다

는 것을 모리 교수님은 삶으로 직접 보여주신 셈이에요. 그래서 “주는 것이 곧 사는 것”이라는 문장은 단순한 교훈이 아니라 모리 교수님의 삶 그 자체로 다가왔습니다.

그 밤 저는 책을 잠시 덮고 제 삶의 나침반을 천천히 바라보았습니다. 지금까지 내가 남들에게 해준 것은 무엇이었으며, 그에 비해 받기만 하려고 했던 적은 없었는지 하나하나 떠올려봤어요. 솔직히 말해서, 사회생활을 하면서 저도 모르게 남들보다 더 가져야 마음이 놓이고, 더 받아야 행복한 줄 알고 산 부분이 있었습니다. 다른 이들에게 인정받고 성취를 쌓는 일에만 몰두하다 보니 정작 누구를 위해 무엇을 나누었는지는 제대로 기억하지 못하고 있었죠. 모리 교수님의 말씀은 그런 저를 살며시 흔들어 깨워 주었습니다. 그리고 제 내면에서 조용히 이런 물음이 피어나더군요. “지금 내가 향해 가는 삶의 방향은 정말 내가 원하는 곳을 가리키고 있을까?

한참을 고민했지만, 그 질문에 선뜻 “그렇다”고 답하기는 어렵더라고요. 그래서 더욱 이 책이 고마웠습니다. 덕분에 저는 제 삶의 나침반을 다시금 점검해볼 용기를 얻었으니까요. 이제부터는 무언가 이루는 삶뿐만 아니라, 무언가를 베푸는 삶도 함께 지향하며 살아가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실제로 책을 덮고 난 직후, 저는 오래 연락하지 못했던 한 지인에게 용기 내어 안부 전화를 걸었어요. 평소 같았으면 ‘바쁘다’는 이유로 차일피일 미뤘을 일이지만, 그 순간만큼은 모리 교수님의 말씀이 등을 톡 밀어주었달까요. 갑작스런 연락에 친구는 좀 놀란 눈치였지만 이내 반색하며 반가워했고, 우리는 금세 옛 추억을 꺼내 한참을 웃으며 이야기꽃을 피웠습니다. 통화를 마치고 전화를 끊은 뒤에도 제 입가엔 미소가 떠나질 않았어요. 통화 후에 밀려오던 뿌듯함과 따뜻함이 아직도 기억납니다. 역시 사는 기쁨은 나눌 때 배가된다는 사실을 작지만 확실하게 느낄 수 있었달까요.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 책을 덮으며 – 긴 여운, 그리고 따뜻한 위로

책의 첫 장에 인쇄된 문장과 깔끔한 구성
“죽음을 배우면 삶을 더 잘 살 수 있다”는 책의 시작점

마침내 마지막 장을 읽고 책 표지를 덮었을 때, 제 마음에는 쉽게 가시지 않는 잔잔한 여운이 오래도록 남았습니다. 모리 교수님과 미치의 마지막 화요일, 두 사람이 작별 인사를 나누는 장면이 특히 잊히질 않아요. 모리 교수님은 미치에게 마지막으로 조용한 부탁을 남깁니다. 자신이 세상을 떠나고 난 후에도 가끔 자신의 무덤을 찾아와 이야기해 달라고 말이지요. “내 목소리는 들리지 않겠지만, 내가 어디선가 듣고 있을 테니까 계속 내게 이야기해 주렴” 하고 덧붙이는데, 저는 그만 울컥하고 말았습니다. 그렇게 담담하면서도 따뜻한 작별이라니요. 끝내 눈물을 참아보려 했지만, 책의 마지막 페이지를 넘길 즈음엔 제 두 눈가가 뜨거워지며 눈물이 흘렀습니다.

그렇다고 이 눈물이 마냥 슬프기만 한 것은 아니었어요. 아이러니하게도, 가슴 한켠이 먹먹하면서도 이상하리만치 포근한 감정이 함께 밀려왔거든요. 마치 아주 오랜 친구와 이별을 한 뒤에 느끼는 먹먹하면서도 따뜻한 감정 같달까요. 저는 한동안 책을 품에 안은 채 움직이지 못하고 그 여운을 곱씹었습니다.

책을 읽는 동안, 모리 교수님 댁 서재 창가에 놓여 있던 작은 히비스커스 화분 이야기가 제 기억에 깊이 남았습니다. 미치는 그 꽃이 모리 교수님의 상태를 보여주는 거울인 양, 잎이 하나둘 떨어져 가는 모습을 글 속에 자주 묘사했지요. 저는 왠지 그 작은 화분이 모리 교수님의 마지막 길을 함께해주는 다정한 친구처럼 느껴졌습니다. 모리 교수님이 세상을 떠난 뒤 미치가 시든 히비스커스를 바라보며 쓸쓸함과 그리움을 달랬다는 대목에서는 저도 모르게 가슴이 아려왔어요. 책을 덮은 지금, 문득 제 방 한켠에 놓인 화분을 바라보니 그 장면이 겹쳐지며 눈시울이 뜨거워졌습니다.

생각해보면 이 책은 죽음을 이야기하는데, 정작 다 읽고 나면 삶에 대한 희망과 용기가 솟아나는 특별한 책이었어요. 모리 교수님은 끝까지 자신의 죽음을 두려워하기보다는 담담하게 받아들이고, 남은 시간까지 사랑을 전하는 데 집중하셨죠. 그런 모습이 제게는 말로 형언하기 어려운 용기와 위로로 다가왔습니다. 정작 죽음을 앞둔 당사자는 저렇게 평온한데, 살아 있는 우리야말로 사소한 일에도 불안과 초조에 휩싸여 하루하루를 보내는 게 어쩌면 더 어리석은 일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우리는 누구나 언젠가 죽음을 맞이하지만 그 사실을 애써 외면한 채 바쁘게만 살기 쉽잖아요. 모리 교수님은 오히려 죽음을 정면으로 마주함으로써 어떻게 살아야 할지를 깨달은 분이었습니다. “죽는 법을 알면 사는 법을 알게 된다“는 그의 말처럼, 저도 언젠가 맞이할 끝을 생각해 보니 지금 더 열심히 사랑하며 살아야겠다는 다짐이 자연스레 생기더군요.

책을 다 읽고 난 며칠 동안은 모리와 미치의 대화가 제 머릿속에서 떠나질 않았습니다. 출퇴근길이나 혼자 가만히 있는 순간마다 문득문득 책 속 문장들이 떠오르곤 했죠. 특히 힘들고 지치는 날이면, “모리 교수님이라면 지금 내게 뭐라고 해주셨을까?” 하고 조용히 상상해보았습니다. 예를 들어 회사에서 큰 실수를 저질러 자책감에 빠졌던 날에는 혼자서 이렇게 질문을 던져봤어요. “모리 교수님이라면 ‘실수도 삶의 일부니 너무 자책하지 말고 그걸 통해 배우면 된단다’ 하고 말씀해주시겠지?” 하고요. 그러면 신기하게도 복잡하던 마음이 조금은 가라앉고, 다시 용기를 내보게 되더라고요. 이렇게 이 책이 주는 위로와 가르침은 저도 모르는 새에 일상 속에 스며들어 계속 따뜻하게 보듬어 주고 있었습니다.

생각해 보면 매주 화요일 모리 교수님을 찾아갔던 미치처럼, 저도 이 책의 장마다 모리 교수님께 삶의 수업을 한 편 한 편 받은 기분이었어요. 사랑, 가족, 용서, 죽음… 화요일마다 펼쳐지는 이야기들은 매주 제게도 새로운 깨달음을 안겨주었습니다.

두서없는 제 감상 이야기를 이렇게 늘어놓았는데, 혹시 이 글을 읽고 계신 분께도 제 진심이 전해졌을까요? 저는 진심으로 이 책을 많은 분들께 권하고 싶습니다. 세상이 각박하고 혼자 견디기 힘겨울 때, 이 책을 펼치면 누구나 한 번쯤은 마음 깊은 곳에서부터 우러나오는 따뜻한 위로를 얻을 수 있으리라 믿어요. 이건 거창한 자기계발서도, 화려한 성공담도 아니지만 인생에서 정말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 아주 조용하고도 뚜렷하게 일깨워주는 힘이 이 책에 있거든요. 그래서 저처럼 가슴 한 구석이 허전하고 공허한 날, 혹은 삶의 방향을 잃고 방황하고 있을 때 이 책을 읽어보시면 분명 마음 한 구석이 따뜻해질 거라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저는 이 책을 읽고 며칠 뒤 가장 친한 친구에게 한 권 선물하기도 했습니다. 책이 너무 좋아서 ‘이 좋은 걸 나 혼자만 알 수 없지!’ 하는 마음이 들었거든요. 그 친구는 얼마 후 책을 다 읽고는 제게 고맙다고 여러 번 인사를 하며, 오랜만에 가슴이 뜨거워지는 감동을 느꼈다고 말해주었습니다. 저도 그 얘기를 듣는데 덩달아 기쁘고 뿌듯하더라고요. 역시 좋은 것은 이렇게 함께 나눌 때 그 가치가 더욱 빛나는 법이니까요.

책을 다 읽고 난 뒤 친구와 감상을 나누었는데, 우리 둘 다 한 가지에 크게 공감했어요. 이 책이 세상에 나온 지 수십 년이 지났지만 그 안의 가르침은 조금도 빛바래지 않았다는 점이었죠. 시대가 바뀌어도 사랑과 나눔의 가치는 여전히 사람들의 가슴을 두드리고, 누구에게나 깊은 울림을 준다는 사실을 새삼 느꼈답니다.

그러니 혹시 지금 마음 한구석이 허전하고 삶의 나침반이 흐릿해진 기분이 든다면, 주저하지 말고 이 책을 펼쳐보세요. 분명 당신의 가슴에도 작지만 따스한 불빛 하나가 켜질 거라고 믿습니다.

그렇게 저도 모리 교수님께 작별 인사를 드리고 책을 덮었던 밤이 떠오르네요. 저는 마음속으로 조용히 인사했습니다. “고마워요, 모리 교수님. 당신 덕분에 저도 조금 더 나은 사람이 되고 싶어졌어요.” 하고요. 물론 모리 교수님은 제 곁에 실제로 계신 건 아니지만, 책을 읽는 내내 제게 속삭여주시던 그의 다정한 목소리는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것 같습니다. 이 글을 쓰는 지금도 문득 그 미소 짓는 얼굴과 따뜻한 음성이 떠오르는걸요.

조용한 밤 창가에 앉아, 제가 책을 읽다가 감명 깊은 구절을 적어 책갈피 사이에 끼워 두었던 작은 메모지를 다시 펼쳐봅니다. 거기엔 이렇게 적혀 있어요. “사랑을 나누는 일, 사람과 마음을 나누는 일이야말로 우리가 살아있음을 느끼게 해준다.” 이 문장은 모리 교수님이 제게 주고 가신 가장 큰 선물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 선물을 소중히 품고, 저는 또 내일의 화요일을 맞이하려 합니다. 혹시 당신도 누군가와 함께하는 따뜻한 화요일을 꿈꾸고 있나요? 그렇다면 주저하지 말고 이 책을 한번 읽어보세요. 당신의 마음에도 작지만 소중한 변화의 씨앗이 심어질 테니까요.

끝까지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글을 마치는 지금, 제 마음은 참 고요하고 따뜻합니다. 부디 이 작은 이야기가 당신께도 잔잔한 위로가 되었길 바라요. 그리고 우리 모두 각자의 삶 속 화요일마다 사랑과 나눔의 순간을 마주할 수 있길 소망합니다. 창밖을 보니 어느새 밤이 깊었네요. 저는 지금 조용히 책을 품에 안고, 얼굴에 잔잔한 미소를 머금은 채 오늘 하루를 마무리하려 합니다. 모두 편안한 밤 보내세요.


📽️ 시간이 부족하다면, 영화로도 만나보세요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은 책으로도 깊은 울림을 주지만, 1999년에 만들어진 동명의 영화로도 따뜻한 이야기를 만날 수 있어요. 바쁜 일상 속에서 독서를 여유롭게 하기 어려운 분들이라면, 이 영화도 정말 좋은 선택이 될 거예요.
배우 잭 레먼이 모리 교수 역을, 행크 아자리아가 미치 역을 맡아 섬세하고도 진심 어린 연기를 보여줍니다. 책에서 느낀 감정을 다시 한번 눈으로, 귀로, 온몸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작품이에요.

그리고 유튜브 채널 디토이야기에서는 이 영화를 결말까지 정리해준 리뷰 영상도 올라와 있어요. 감동적인 핵심 장면들을 정리해줘서, 시간이 없거나 책을 읽기 전에 전체 분위기를 알고 싶은 분들께 추천드려요. 감정선도 잘 살아있고, 영상미도 잔잔해서 혼자 조용히 보기 딱 좋았어요.

📌 책이든 영화든, 그 안에 담긴 메시지는 같아요.
“사랑을 베풀고 사랑을 받아들이는 법을 배우는 것”
그게 결국, 우리가 인생에서 배워야 할 가장 중요한 수업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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